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.
모든 물체를 집어삼켜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는 어둠 '블랙홀'은 인류가 닿을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기에, 더욱 두려운 존재입니다.
"블랙홀은 그다지 감지 않다"
그러나 블랙홀을 연구해온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블랙홀이 그 이름과는 달리 "그다지 검지 않다"고 말했습니다.
호킹복사
블랙홀도 에너지를 갖는 입자를 방출하며 결국에는 증발해 없어질 수 있다는 이론
그는 블랙홀이 에너지를 빨아들일 뿐만 아니라, 뱉어내기도 한다는 것을 발견했고 설사 블랙홀에 빠진다 해도 분명히 탈출할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지요.
물론 이것은 우리에게 너무나 멀고 먼 우주 저편의 이야기…
오늘(3일)의 세상이 두 달 가까운 시간 동안 빨려 들어가고 있는 블랙홀은 어찌할 것인가.
지난 주말 서초동의 촛불집회에 이어서 오늘 광화문은 그 반대편의 목소리로 뒤덮였습니다.
국회 대정부질문은 물론이고 국정감사까지…
그리고 주말과 공휴일을 메우고 있는 외침…
한 사람을 둘러싼 이 이슈가 모든 다른 이슈들를 덮어버린 이른바 '블랙홀 정국'은 이렇게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는데…
이 블랙홀의 끝이란 있는 것일까…
"당신이 블랙홀에 있다고 생각한다면, 포기하지 말라. 탈출구는 있다."
- 스티븐 호킹
스티븐 호킹은, 절망을 몸으로 알고 있었던 인물이기에 탈출의 방법 또한 체험적으로 알고 있었습니다.
루게릭병을 앓고 있던 그는 겨우 움직일 수 있는 두 손가락만을 이용해서 대화를 나누고 강연을 했는데, 그 두 손가락마저 움직일 수 없게 되었을 때도 안면 근육을 이용해서 컴퓨터를 작동시키며 연구를 멈추지 않았습니다.
"내 생애 가장 큰 업적은 살아있는 것"
- 스티븐 호킹
모두가 절망으로 여긴 상황 속에서도 그는 기회를 찾아내려 했으니, 호킹 박사에게 있어 블랙홀이란 과학의 영역에서도 삶의 영역에서도 더 이상 칠흑 같은 '감옥'이 아니었던 것입니다.
우리가 원했든, 원치 않았든 빠져버린 오늘의 블랙홀 역시 어쩌면 마찬가지가 아닐까.
한없이 어둡고 답답하지만 그 어둠의 심연을 또렷이 바라본다면 탈출구란 어딘가 분명 존재하고…
"블랙홀은 그다지 감지 않다 분명히 탈출구는 있다"
스티븐 호킹이 남긴 그 말처럼 블랙홀이란 그다지 검지 않을 터이니 말입니다.
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. (2019.10.3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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